Wit, Learning, Wisdom
아키스는 언제나와 같은 적막함 안에 눈을 떴다. 아니지, 언제나와 같다곤 할 수 없다. 학교에 있을 때는 이 정도로 사람의 기척이 없진 않았으니까. 아버지는 진즉 출근하셨거나, 어제 들어오시지 않으셨을 테다. 주방에 만들어져 있는 샌드위치를 보니 전자의 경우라는 사실을 알아내는 것 정도는 쉬웠다. 그의 아버지는 무뚝뚝하고도 다정한 사람이다. 이제 아키스도 열일곱이 되어 성인인데도, 항상 아침을 챙겨주는 것이 그 증거라 할 수 있겠다. 아키스는 샌드위치를 천천히 씹으며 생각한다. 이 양상추는 한 블럭 너머의 고급 식료품점에서 사 온 것이라고. 항상 먹어왔던 것보다 싱그러운 채소의 향이 입 안에 감돈다. 결국 그는 샌드위치 두 조각을 다 먹지 못했다. 그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구성하는 뿌리와 수원지는 누가 뭐..